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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

버티기 장인이 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을 위한 열두 빛깔 위로와 공감

한빛비즈

집필서

판매중

  • 저자 : 박윤진
  • 출간 : 2022-05-02
  • 페이지 : 312 쪽
  • ISBN : 9791157845767
  • 물류코드 :3370
  • 초급 초중급 중급 중고급 고급
5점 (1명)
좋아요 : 2

삐빅-

‘회사가기싫음병’ 말기입니다!

 

눈 뜨자마자 퇴근하고 싶고, 입사하자마자 퇴사하고 싶은 것이 직장인의 마음입니다. 회사 생활이 너무 즐겁고, 좋아서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과다한 업무량, 부당한 지시, 회사에서 자행하는 갑질, 다 큰 어른들의 따돌림, 번아웃 등, 회사 생활을 좋아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회사를 떠날 수도 없죠.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쿨하게 퇴사하고, 나만의 꿈을 찾아 돈도 벌고, 더럽고 치사한 일만 안 하며 살 수 있겠습니까?

 

 

12가지 책을 통해 풀어가는

지-독하게 매운 회사 생활!

 

《벌레가 되어도 출근해야 해》에도 당신처럼 회사 생활로 고통받는 12명의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해외 파견으로 가족과 멀어지고, 직장 생활을 하며 점점 기쁨도 슬픔도 느낄 수 없는 무채색 인간이 되어가고, 고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일들을 지시받거나 회사를 벗어나고 싶어 큰돈을 투자했다 모두 잃는 등 회사 생활을 하며 받을 수 있는 온갖 고통들을 겪은 그들은 책을 읽으며 이 모든 것을 이겨냈습니다. 《변신》, 《닫힌 방》, 《호밀밭의 파수꾼》, 《자기만의 방》, 《공정하다는 착각》 등의 책부터 《짱구는 못 말려》 같은 애니메이션까지. 이 이야기들은 그들에게 어떤 해결 방법을 알려줬을까요? 그들처럼 우리도 이 속에서 끔찍한 회사 생활을 견뎌낼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린, 이 어이없고 억울한 상황을 저항도 못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잠자는 이 와중에도 지각을 걱정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 그가 회사원이기 때문이죠.

도대체 ‘회사’는,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은 사람을 어떻게 바꿔 놓는 걸까요? 어쩌다가 주인공은 벌레의 모습으로 변한 상황보다 지각을 먼저 걱정하게 되었을까요?

_본문 중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실제 직장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위로 공감 인문에세이!

 

23년 차 직장인인 저자 역시 회사 생활이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란 22년이 넘도록 다니며 좋은 일만 겪을 수 없는 곳이죠. 저자는 회사에서 기쁨과 성취감도 맛봤지만, 동시에 깊은 슬픔과 좌절 등도 경험했습니다. 22년이 넘도록 쌓아온 이 감정들은 점점 그를 갉아먹었죠. 그래서 그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독서 모임과 철학 공부. 

독서 모임에서 그는 비슷한 경험을 했던 많은 직장인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결국 힘들고 지쳤던 회사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었죠. 그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나누고,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그 과정 속에서 저자는 나름의 위로와 평화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당신도 이 기분을 느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독서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함께 나누었던 그들의 고민과 극복했던 과정을 12가지의 이야기에 녹였습니다. 그리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 이야기들을 당신에게 선물하려고 합니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책장을 넘겨 보세요. 이야기들을 읽어보세요. 당신도 분명 이 이야기들을 공감하고, 이를 통해 위로받고, 당신의 괴로움을 이겨낼 힘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벌레_상세페이지_750.jpg

박윤진 저자

박윤진

가늘고 긴 23년 차 회사원. 회사 생활이 꼬이면서 몸과 마음이 적잖이 아팠다. 이 아픔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독서 모임과 철학 공부. 덕분에 많은 글을 읽고 쓰며, 몸과 마음에 두꺼운 골판지 몇 장을 덧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덤으로 틈틈이 적어둔 글을 모아 책으로 엮을 기회도 얻게 됐다. 여러모로 독서와 철학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이다. 사실은 책을 읽는 것보다 사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철학하는 50대는 미래가 두렵지 않다》(세종도서 선정) 등을 썼다.

 

프롤로그
 
1. 늦잠을 자고 가족에게 잔뜩 성질을 냈다
– 카프카 《변신》: 존재의 목적
 
2. 사무실에 CCTV를 설치하겠단다
– 장 폴 사르트르 《닫힌 방》: 나를 잡아먹는 시선들
 
3. 승진 누락 이후 우울이 밀려왔다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진짜 지키고 싶은 것
 
4. 직장 생활 이후 취미와 멀어지고 내 성격과 다르게 살게 되었다
– 윌리엄 서머셋 모옴 《달과 6펜스》: 나다움
 
5. 해외 파견이 이토록 괴로울 줄 몰랐다
–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6. 오랜 경력단절 후 다시 출근하게 되었다
–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여성의 자립
 
7. 사업에 실패하고 빈털터리가 되었다
– 허먼 멜빌 《모비 딕》: 자신의 본질
 
8. 고졸이라는 이유로 잡일을 떠맡았다
–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차별, 공정, 능력주의
 
9. 한탕에 빠져 투자했다 많은 돈을 잃었다
– 장하준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원래 정치경제학이었던 것
 
10. 갑질하는 회사의 직원으로 살고 있다
–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부끄러움을 아는 삶
 
11. 회사 부품으로 살아가는 느낌이 든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한 투쟁
 
12. 퇴사한 선배의 부고를 받았다
–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죽음이 살려 내는 것
 
<보너스: 책 말고 애니>
어느 날 눈을 떠보니 회사에도 집에도 내 편이 없었다
– 우스이 요시토 원작 만화영화 《짱구는 못 말려》: 진짜 내 자리

 

 

책 속으로 

 

최 대리는 슬펐다. 벌레로 변해서까지 지각과 사장님의 꾸지람을 걱정하는 회사원. 자신도 바로 그러한 회사원이라는 사실에 우울해졌다. 회사원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걸까? 최 대리는 자신의 팔다리를 힐끔 쳐다보았다. _21쪽, <늦잠을 자 놓고 가족에게 성질을 내버렸다>

 

사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바퀴벌레는 죽어 마땅한 최악의 존재가 된다. 이 상황을 알게 된다면 바퀴벌레는 뭐라고 할까? 단박에 이렇게 묻지 않을까?

“니가 뭔데? 인간이 뭔데? 나랑 뭐가 다른데?” _26쪽, <늦잠을 자 놓고 가족에게 성질을 내버렸다>

 

닫힌 줄 알았던 문은 실상 열려 있다. 저건 항상 닫혀 있다고 지레짐작하고 열 시도조차 하지 않은 건 나 자신이다. 김 과장은 이제 걸어 나가기로 했다. _51쪽, <사무실에 CCTV를 설치하겠단다>

 

사람들은 가끔 알 수 없는 우울감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이 우울해질 때도 있는 거지’, ‘먹고살려면 참아야지’, ‘내가 유난인가?’하는 생각들로 이 우울한 순간을 넘기려고 합니다. 하지만 가볍게 넘긴 우울감은 사라지지 않고 당신 안에 차곡차곡 쌓여 언제든 당신을 무너트릴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_55쪽, <승진 누락 이후 우울이 밀려왔다>

 

이 차장도 이 책을 좋아한다. 성장소설이라 사춘기 청소년들에게나 어울릴법한 이 책을 그는 마흔 줄이 넘어 여러 번 읽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차장이 어떤 유명인을 총으로 죽일 계획을 가진 건 아니다. 물론 가끔 그런 생각이 불쑥 드는 것까지 부인할 순 없지만, 자기를 아무리 저주하는 회사 상사라도 진짜 죽일 생각은 없다. _56쪽, <승진 누락 이후 우울이 밀려왔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좋아했던 세기의 살인자들처럼 얼마 전엔 자신도 그 임원을 총으로 쏘는 꿈까지 꿨다. (...) 이 차장은 자신이 이렇게 슬슬 미쳐가고 있는 것 같아 불안했다. 고민 끝에 정신과 상담을 예약해 기다리는 중이다. 지금도 이 차장 머리에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책 표지, 시대의 살인자들, 권총, 모 임원의 얼굴이 둥둥 떠다닌다. _59쪽, <승진 누락 이후 우울이 밀려왔다>

 

모든 것들이 변해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인간의 의미,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변의 가치들. 이 차장은 그동안 그런 걸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저 승진이나 더 많은 연봉에 팔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_71쪽, <승진 누락 이후 우울이 밀려왔다>

 

회사에 다닐수록 무채색이 되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점점 많은 일들에 감흥이 없어지고, 일에 대한 열정도 사라져 가고, 감정을 표출하고 의견을 전달하는 일에 에너지를 쓰기 싫어집니다. 더 심한 것은 점점 회사 밖에서도 무채색 인간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_79쪽, <직장생활 이후 취미와 멀어지고 내 성격과 다르게 살게 되었다> 

 

이 팀장네 큰 애는 고3이 되었고, 매일 징징대던 막내도 중학생이 되었다. 이 팀장은 여름 방학을 맞아 베트남에 왔던 아내의 말이 자꾸 걸렸다.

“아빠 없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이제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하는 생활을 어색해 해.” _105쪽, <해외 파견이 이토록 괴로울 줄 몰랐다> 

 

그저 먹고사는 문제를 가장 높은 곳에 두고, 다른 문제들은 생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따라 서열을 매겼다. 짐짓 조금이라도 깊은 사유가 시작되면 배부른 소리 한다면 스스로를 타박했다. 사유는 생계 앞에서 군말 없이 멈추어 섰다. _115쪽, <해외 파견이 이토록 괴로울 줄 몰랐다> 

 

한국의 많은 여성들은 직장생활을 오래 하지 못하는 환경에 놓이고는 합니다. 임신, 출산, 육아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죠. 하지만 수많은 위기들을 여차저차 넘기고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이라고 상황이 나은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보다 ‘육아와 삶의 균형’을 고민하며,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회사에 다니는 것이 맞을까?’, ‘일을 하겠다는 것은 나의 욕심이 아닐까?’하며 자신을 괴롭힙니다. _123쪽, <오랜 경력단절 후 다시 출근하게 되었다> 

 

향유 고래를 쫓아 태평양을 샅샅이 돌아다닌 에이해브와 돈을 좇아 자본주의의 바다를 훑고 다녔던 자신이 다를 바가 없어 보인 것이다. 모비 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고 나서 복수의 광기와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는 그의 모습과, 돈에 치이고 사람에게 속아 삶의 의미와 열정을 잃어버린 자신은 다를 바가 없었다. 돈과 사람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진짜 자신을 물어뜯은 건 자신의 욕망이었다. 돈만 있으면 인생이 천국으로 바뀔 거라 믿고 쉼 없이 달려왔는데, 돌아온 건 상처와 죄책감 그리고 허무였다. _157쪽, <사업에 실패하고 빈털터리가 되었다> 

 

능력주의에서 진 사람들을 깔보는 건 승리자만이 아니다. 실패자는 자기 자신도 깔본다. 능력주의에서 진 사람은 스스로에게도 욕을 한다. 이 공정한 게임에서 진 건 다 내 책임이라고 자신을 모질게 닦달한다. _172쪽, <고졸이라는 이유로 잡일을 떠맡았다> 

 

사람들은 점점 더 ‘돈’을 바라보고 삽니다.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지 묻는 사람은 많지만, 돈을 왜 벌어야 하는지에 대해 묻는 사람은 적습니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그냥 좋은 것이지 나쁠 게 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이제 돈은 ‘왜’라는 질문을 초월한 절대 목적이 되었습니다. _191쪽, <한탕에 빠져 투자했다 많은 돈을 잃었다> 

 

그날 이후 양 대리는 심장 깊숙한 곳에 파이어족이란 문신을 새겼다. 다른 말로는 ‘내 인생에 충성하자!’였다. 조기 은퇴를 결심한 데에는 훌륭한 선배가 저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나갈 정도라면, 나는 뼈도 못 추리겠다 싶은 자신감 결여도 한몫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나를 나답게 살도록 만드는데 전혀 도움 되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_195쪽, <한탕에 빠져 투자했다 많은 돈을 잃었다> 

 

돈 없이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인가? 소크라테스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면, 되레 자기 밥벌이도 못하는 것이 수치스럽지 않냐고 백 사원에게 따져 물었을 것이다. 철학과를 나와 변변한 면접 한번 보지 못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죽도록 수치스러웠다. 그런데 지금 회사가 그런 백 사원을 구원해 주었다. 자신에게 밥을 주는 분이 하느님 아닌가? _239쪽, <갑질하는 회사의 직원으로 살고 있다>

녹록치 않은 직장생활에 갇힌 자신을 객관적이고 넓은 시야로 바라보게 해주며 마음의 안정을 얻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따뜻한 위로를 주는 책이다.

책의 목차만 봐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바로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고되고 힘든 직장생활을 견뎌내는데 도움되는 마음의 양식들이 담겨있다.

누구에게나 직장 생활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정시 출근을 위해 자신의 삶에 구속을 채워야 하고, 뒤통수가 따가운 감시를 받아야 하며, 노력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도 한다.

경력단절이나 해외파견의 특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삶의 주체성을 잃기 쉬우며 자신의 색깔을 완전히 잃어버린 채 타인을 위한 부품이나 장치로 살아가게 되기도 한다. 때로는 스스로를 잃어가는 직장에서 탈출하고자 파이어족을 당당히 외치며 빚투를 감행하다 투자에 실패해 더 깊은 직장의 수렁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문제들은 우리의 직장 생활 현실 그 자체이자 책에 등장하는 비슷한 처지의 직장인들 이야기이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이 이런 현실을 해결해 줄만한 뾰족한 대안이나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온갖 인간관계로 얽혀있고 자본주의에서 파생한 악독한 규율이 존재하는 직장에서 근본적으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직장을 그만두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 없을 것이다.

대신 먹고사는데 몰두하며 협소해진 잃어버린 넓은 시야를 되찾아 주는 역할을 한다 해야 할까? 매우 깊은 감정의 계곡에 빠져있을 때 보다 많은 선택지가 있음에도 스트레스와 압박으로 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할 때 우물안 개구리인 나 자신을 꺼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우물안의 독자를 꺼내기 위해 두가지 장치를 사용한다. 하나는 심오한 깊이와 고민이 담긴 고전에 가까운 양서를 통해 자신의 현실을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안목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각 장마다 등장하는 가상의 등장인물을 제 삼의 눈으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유사한 처지의 자신을 바깥의 눈으로 보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가치는 그동안 몰랐던 숨어있는 양서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양서를 직업과 관련된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예를 들면 4장에는 “달과 6펜스”라는 책이 등장하는데 유명한 책으로만 알고 있었지 제목이 주는 막연한 선입견때문에 읽지 않았던 책이었다. 달이라는 이상향과 6펜스라는 비참한 현실의 양립이 직장생활의 괴리와 닮았다. 덕분에 또 다른 양서를 읽는 계기가 되었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또한 마찬가지다. 집에 쌓아만 두고 읽을 계기를 찾지 못했는데 이 책은 좋은 책들을 연달아 읽게 해주는 좋은 트리거가 되었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을 넘어서 정치 경제 시스템이 사회에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었다.

다른 책들은 대부분 한 번 이상 읽은 고전들이지만 직장 생활 고충의 관점으로 해석해보려는 시도는 하지 못했는데 다시 읽어보면서 삶의 애환을 새롭게 어루만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여러 장점을 느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가치는 마음 한 켠에 따뜻한 위로를 준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저자의 서문을 통해 이 책이 직장인들의 독서모임을 통해 탄생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무래도 같은 직장인들이 치열하게 고민했던 실전의 흔적이 묻어있어 진솔했고 이를 고전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에서 건설적인 방향의 고민이 가능했다. 동병상련 처지의 지인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 고민해주는 것보다 더 큰 위로가 또 있을까?

이 책의 톡쏘는 표현처럼 사람이 벌레 취급받고, 가치관이나 자아에 구멍이 뚫리고, 스스로를 잃어버린 채 무채색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 직장인들을 위해 잠시나마 감정의 골에서 벗어나 넓고 밝은 시야로 스스로를 바라보고 보다 나은 선택을 하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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