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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일상의 신호가 알려주는 격변의 세계 경제 항해법

한빛비즈

집필서

판매중

  • 저자 : 피파 맘그렌
  • 번역 : 조성숙
  • 출간 : 2019-05-27
  • 페이지 : 528 쪽
  • ISBN : 9791157843268
  • 물류코드 :3247
  • 초급 초중급 중급 중고급 고급
5점 (1명)
좋아요 : 6

잡지 표지․슈퍼마켓․항의시위

세상 모든 것이 경제 시그널이다!

 

당신은 이제 막 슈퍼마켓에 도착했다. 

가만 보니 늘 먹던 초콜릿 바가 두 칸 정도 줄어든 거 같다. 시리얼 상자도 묘하게 가벼워진 것 같다. 어라, 며칠 전 가격이 올라서 망설였던 참치캔은 반값 세일을 하고 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지? 

이것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다.  

이렇듯 우리 주위에는 눈을 똑바로 뜨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경제 시그널이 있다. 이 책 《시그널》은 일상의 작은 신호를 포착하여 다가올 세계 경제의 풍랑 속에서 좀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내일의 경제로 향하는 당신의 항해를 한결 수월하게 해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다른 신호도 살펴보자. 저자는 2009년 6월 패션잡지 <보그> 영국판 표지를 예로 든다. 세계 최고의 모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의 전라 모습이 등장했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세계 패션을 선도하는 잡지가 표지에 그 어떤 패션도 담고 있지 않다니 말이다. 천 쪼가리 하나 내비치지 않은 <보그>의 표지는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한 감지와 반영이다. 

저자는 말한다. 토스트 타는 냄새가 나면 얼른 일어나 토스터를 꺼야 하는 것처럼, 우리는 세계 경제가 보내는 신호에도 빨리 반응해야 한다. 세계 경제는 우리 생활 전체에 뿌리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단은 신호를 포착하고 해석하는 능력부터 길러야 한다. 이제부터 시작해보자. 

 

 

두 눈 크게 뜨고 

세계 경제가 보내는 신호를 직접 관찰하라 

 

2007~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저자는 말한다.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위기와 경기 침체를 불러오고, 납세자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 주범은 신호를 잘못 해석한 금융시장 전문가였다는 것. 그 자신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특권과는 상관없는 사람, 예술가와 의류 소매회사, <보그> 편집자 같은 사람이야말로 신호를 간파하고 해석하고 만들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다고. 

많은 사람이 ‘경제학’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막연히 두려워하고 끝도 없는 어려운 연구를 떠올린다. ‘경제학’의 이미지에는 수, 알고리즘, 수리 모델, 고도의 기술적이고 계량적인 주제가 모두 합쳐져 있다. 그런 이미지가 익숙하더라도 다르게 한번 생각해볼 것을 저자는 주문한다. 아집에 사로잡힌 전문 경제학자와 ‘전문가’는 작은 일화도 엄격한 숫자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기 때문이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로 돌아가보자. 여론 조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낙관했다. 하지만 클린턴의 유세장 사진을 보면 자리가 듬성듬성한 반면, 트럼프의 유세장 사진에는 빈자리 없이 사람들이 입장하려고 줄까지 길게 서 있었다. 최종 승자가 누구인지는 이제 다 안다.

저자가 목격한 또 다른 신호도 있다. 어느 날 아침, 이웃집 개가 짖지 않았다. 이웃집은 집 한쪽에 차고를 지으려고 건축회사에 일을 맡겼는데, 건축 인부들이 오지 않은 것이다. 건축회사는 부도가 났고, 인부들은 그 뒤로도 계속 오지 않았다. 부동산과 주택담보대출, 건물에 투자가 과잉으로 몰리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이웃은 상당수 건축회사가 우수수 무너질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이 지평 전체를 돌아보면서 스토리, 일화, 서사, 전체 상황 등 수학적 계량화가 불가능한 신호는 살피려 하지 않는다. 우리가 주목하는 신호는 무엇이고, 놓치는 신호는 무엇인가?  

 

 

세계 경제를 읽는 데, 경제학 학위는 필요 없다 

필요한 것은 기민한 태도와 관찰력, 인격과 상식이다 

 

이 책의 저자 피파 맘그렌 박사는 경제학자이자 정책전문가로서, 오랜 시간 세계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이 물가와 투자자에게 미칠 영향을 예측해왔다. 그녀는 지난 수년 동안 똑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아왔다고 한다. 대화 상대가 전문 펀드매니저이든, 돈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친구이든, 정부 부처 수장이든 마찬가지였다.

“금리가 오를까요, 내릴까요?” “언제?” “실업률이 호전될까요, 악화될까요?” “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싸질까요, 비싸질까요?” “내 집(저축, 투자, 능력, 사업)의 가치가 오를까요, 내릴까요?” “앞으로는 경제 성장이 빨라질까요, 둔화될까요?” “유가(금값, 주가, 채권 가격, 철광석 가격, 우윳값)가 오를까요, 내릴까요?” “사업을 확장해야 할까요, 축소해야 할까요?” “빚을 내서 투자를 해야 할까요, 아니면 다 팔고 차익을 챙기는 게 나을까요?” “직업을 바꿔야 할까요, 아니면 계속 유지해야 할까요?”

 

우리 모두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사건이 일어나 시장이 대가를 치르고 대서특필되는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어떻게 해야 사건을 미리 예견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고 싶어 한다. 

저자에 따르면, 경제는 상황이 바뀔 때마다 새 신호를 방출하면서 우리가 앞길을 항해하도록 도와준다. 그 신호를 포착하고 해석하는 능력부터 길러야만 격변의 세계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먼저, 우리가 신호에 주의를 집중하는 목적부터 짚어보자. 정보와 지식에 기반한 세계관을 얻기 위해서다. 관점이 없으면 북극성도 구명정도 없이 망망대해를 표류해야 한다. 관점이 없으면 항해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경제 방향에 대해서도 아무 관점이 없는 사람은 불확실성의 바다를 표류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 개인이 세계 경제에 대한 관점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행히 여기에는 경제학 학위가 필요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기민한 태도를 유지하고, 관찰력을 발휘하고, 상식과 인격을 기르면 된다. 미래는 어떤 행동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고, 행동은 신호를 받아들이는 관점과 생각(또는 관점과 생각의 결여)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더 많은 사람이 신호가 보내는 의미를 알아챌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변화를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일의 경제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계산된 위험감수 능력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누구는 두려움에 잔뜩 움츠려 있을지 몰라도,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는 계산된 위험감수 능력을 기르는 데 필요한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싶다고 저자는 말한다. 

예측불가능의 시대, 살아남는 자들의 생존 전략. 두 눈 크게 뜨고 세계 경제가 보내는 신호를 직접 관찰하라. 당신도 할 수 있다. 

 

 

전 백악관 경제보좌관이 자비로 출간하여 

아마존 경제 분야 1위에 오른 최고의 화제작! 

 

이 책의 저자 피파 맘그렌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경제정책 특별보좌관을 맡은 바 있다. 공직 생활과 오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자비로 출간하여 아마존 경제 분야 1위에 올랐을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가 비로소 정식 출간됐다.  

이 책을 먼저 본 독자들이 큰 성원을 보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론과 실제 경험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직에 몸담고 있을 때 특히 금융위기 전후 개인적으로 나눴던 대화를 비교적 상세히 보여주는 것은 물론, 개인적 일상생활에서 주변인들과의 일화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2007년 금융위기 직전, 저자는 자신의 집까지 팔며 친구에게 아일랜드 집을 팔라고 설득했지만, 실패했던 경험을 털어놓는다. 친구는 경제학자이자 정책전문가라는 저자의 직업보다 “6개월 안에 50만 달러가 더 오를 겁니다”라고 말하는 은행원과 부동산 중개인의 말을 더 믿었던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포착한 일상의 몇 가지 경제 신호에 따라 살던 집을 팔고 저렴한 임대 주택으로 이사함으로써 금융위기를 대비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 저자는 세계 경제에서 ‘변화의 주체’가 되려는 과감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파이 사업에 손을 댔다거나 드론 회사를 차리는 등이 그것이다. 저자의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들은,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개개인의 경제 주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 금융위기 때 우리가 얻은 교훈이 있다면, 경제를 더 이상 ‘전문가’들에게만 맡겨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내일의 경제는 오늘 건설 중이고, 경제 신호는 도처에 있다. 그것을 포착하고 이용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추천의 글

 

“훌륭하다는 말로 부족하다!” - <파이낸셜 타임스>

 

“대단히 흥미롭다. 이 책은 당신이 똑똑해졌다고 느끼게 해줄 것이다.” - <이브닝 스탠다드>

 

“이 책은 필독서이다.” -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

 

“역작이다.” - 스튜어트 로드 경 전 막스앤스펜서 CEO 겸 회장

 

“매혹적인 책. 최고다!” - 후쿠이 도시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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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맘그렌 저자

피파 맘그렌

경제학자이자 정책전문가. 런던정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경제정책 특별보좌관, 뱅커스 트러스트의 수석 통화전략가, UBS의 글로벌 전략 부수석을 역임했다. 드론 회사인 H. 로보틱스(H. Robotics)와 컨설팅 회사인 DRPM의 공동 창업자이다. BBC의 <뉴스나이트>와 <투데이>의 단골 게스트이며, <파이낸셜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인기 토론 포럼인 인텔리전스 스퀘어드(Intelligence Squared)를 비롯해 여러 미디어의 논평가와 강연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와 왕립지리학회의 회원이며, 현재 런던에 거주 중이다.

조성숙 역자

조성숙

세상의 흐름과 사람들의 움직임을 탐구하고 예측하는 책들에 매력을 느껴 10년 넘게 경제경영과 심리학 분야 서적을 전문으로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시그널》《토니 로빈스의 머니》《모닝스타 성공투자 5원칙》《피싱의 경제학》《자유 주식회사》《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퍼펙트 피치》《세상에서 가장 발칙한 성공법칙》 등이 있다.

 

들어가는 말

 

1장. 세계 경제가 신호를 보내고 있다

푸치 스타일과 자라 | 깡마른 미녀와 립스틱 | 더 많은 일상의 신호 | 아이즈 와이드 셧 | 신호 인지에 전문 장비는 필요 없다 | 똑같은 질문 

 

2장. 휴브리스와 네메시스

관점 | 인격 | 신용과 인격 | 에지워크 | 세계 경제에서 입는 경상과 중상 | 최첨단은 유혈이 낭자하다 | 세계 경제가 나와 무슨 상관인가 | 변화에 적응하기 

 

3장. 여왕에게 보내는 편지

 

4장. 알고리즘이 시켰습니다 

헛소리의 근원, 알고리즘과 오만 | 알고리즘의 지시를 따르게 되는 과정 | 연방준비제도를 이끈 알고리즘

 

5장. 사회계약 

사회계약이란 무엇인가 | 부채 문제는 진짜로 존재하는가 | 과세와 세출 | 책임과 고통의 할당 | 복리, 세계 8번째 불가사의 | 경상수지 적자란 무엇인가 | 사회계약의 파기 | 불가피하게 벌어지는 채무불이행 | 지역적 변화 | 유로존 | 미국의 사회계약 | 과다 채무국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

 

6장. 덫의 고리

연방준비제도의 시각 | 신흥시장의 시각 | 중국 | 교착 상태 | 캐리 트레이드 | 주먹 싸움 | 마이너스 금리 | 인플레이션과 채무불이행 | 골드핑거와 은제 탄환 |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인가 | 그럼 아이패드를 드시든가 | 보이콧 | 실물자산 | 연쇄방식 CPI | 서구의 인플레이션 조기 신호 |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 양적완화와 질적 압박 | 우리의 통화이지만 당신들의 문제다 

 

7장. 완벽한 원

돈은 어떻게 돌고 도는가 | 베를린 장벽 붕괴 | 인도의 사정 | 완벽한 원은 잠시였다 | 행운인가, 능력인가 | 뒤집어진 완벽한 원 | 지금은 어떠한가 

 

8장. 이해관계의 충돌 

마찰 | 해상 운송 항로 | 누가 누구를 보호하는가 | 수산 자원 | 양배추 전략 | USS 라센함과 USS 커티스 윌버함 | USS 키티호크함 | USS 카우펜스함과 랴오닝함 | 영유권 주장 | 우주와 사이버 공간 | 허거와 슬러거 | 일본 | 불안 | 기대 관리 | 완벽한 원은 일대일로에서 끝난다 | 새로운 위대한 게임 | 평화 배당의 종말

 

9장. 또 다른 지정학적 신호들 

러시아 | 이유는 무엇인가 | 스위프트와 마스터카드 | 보른홀름섬 | 강철 포물선 | 시리아 | 사우디아라비아 | 시간, 인플레이션, 전쟁 | 지금 상황은 대단히 위험하다 

 

10장. 혁신 

끝에서 처음으로 | 변화의 주체가 된다는 것 | 기술 혁신만 혁신이 아니다 | 평생교육 | 경험 소비 | 발명 | 우버와 3D 프린터 | 오트쿠튀르 | 뜨개질과 퀼팅 | 이런 일들이 왜 중요한 신호인가 | 야성적 충동과 오만 | 대공황 | 금융시장의 사냥개 | 엑시비션 로드 | 유로본드 | 세금으로서의 인플레이션 | 혁신인가, 개입인가 

 

11장. 고르디우스의 매듭 자르기

악마와의 거래 | 내 돈으로 받는 뇌물 | 반대 의견 | 중앙은행의 독립 | 공동의 부 | 위험의 무수익률 | 불가능한 과제 | 기다릴 것인가, 만들 것인가 | 인구통계학과 섹스 | 착오는 왜 일어나는가 | 스티브 잡스와 괴짜 행동 | 에머슨과 경제학 | 뜻밖의 행운 | 들어갈 것인가, 나갈 것인가 | 전체를 엮는 실 | 새로운 춤 

 

감사의 말

주 

찾아보기 

저자는 일상의 신호를 잡아내는 감각이 탁월하다. 일상에서 보내는 신호가 무엇인지 책 내용을 일부 인용해 보겠다.

  • 보그 2009년 6월 호 표지에는 립스틱만 바르고 옷은 걸치지 않은 보디아노바 사진을 표지에 내걸었다. 패션을 선도하는 보그가 어떤 패션도 담고 있지 않았으며 그동안 뼈만 남은 앙상한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세 아이의 엄마가 모델로 등장했다. 이것은 일종의 신호이다.

    예술가를 비롯해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시대정신을 느끼고 작품에 반영한다. 경제가 어려워져도 여성 고객은 립스틱만큼은 구매를 포기 하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꽤 오랜 효용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 위기의 도래를 암시하며, 젊은 고객층을 잃고 있다는 신호이다.

  • 트레이더들은 하나같이 금융위기는 반드시 온다며 떠들고 다니면서도 매도 주문은 하나도 내지 않았다. 스스로 똑똑하다 믿고 있기에 위기가 오면 자신이 제일 먼저 발을 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오만의 신호는 저자에게 스스로 집을 팔고 임대주택으로 옮겨야 할 타이밍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 대출 알고리즘의 등장으로 여신 담당자가 해고당하고 의사결정에서 배제되었다. 다만, 경제 위기로 인한 책임을 누군가 답해야 한다면 그저 “알고리즘이 그렇게 하도록 시켰어요.”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 세금, 실업률, 저성장으로 프랑스인들 상당수가 런던으로 이주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식 제과점과 레스토랑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이다.

  • 미래에 대한 희망의 상실은 희소 자원을 얻으려는 분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신호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평화 배당 기조에서 분쟁 프리미엄 기조에 적응해야 할 타이밍이다.

AI와 데이터를 공부하는 나의 관점으로 볼 때 저자는 특히 이상치 신호에 대한 감각이 탁월한 것 같다. 얼핏보면 별 것 아닌 현상이지만 유독 빈번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을 때 즉, 통계적으로 흔히 말하는 이상치가 발생했을 때 그냥 넘어가지 않고 그 동기나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습관이 있는 듯 하다.

때로는 이상치나 결측치 만큼 귀찮은 것이 없다. 모두가 yes라고 하는데 단지 몇 놈만 no라고 하고 있으니 그냥 지나치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는 기분이고, 안고 가려니 감도 잡히지 않고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기에 일종의 계륵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이상치야 말로 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델, 수학, 계량적 분석이 해낼 수 없는 비밀이 숨겨진 보물창고 말이다. 신호에 관해 이 책에서 배운 것은 여기까지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상에서 신호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같기도 하지만 사실 이 책의 메인 주제는 보통 사람을 위한 일상의 경제학이라 말할 수 있다.

직장과 사회에 뛰어드는 대다수의 성인들이 금리의 기본 조차 이해 못한 채 학교를 졸업하는 작금의 문제를 강조하며 피상적인 수학과 모델, 알고리즘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신호 체계로 경제를 이해할 수 있고 그러한 감각을 기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AI와 데이터가 대세가 된 현실 속에 어쩌면 다소 시대 착오적인 감각을 강조하고 알고리즘과 수학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은 어쩌면 모순같아 보인다.

하지만 맹목적인 알고리즘의 비판보다는 대다수의 국민 스스로 나름의 경제적 감각을 유지하고 치열한 자신만의 경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즉, 경제학자와 알고리즘 따위가 현 자본주의의 약점을 커버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주장 대부분은 3장에 등장하는 여왕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11장 책의 마지막 즈음 등장하는 여왕에게 보내는 두번째 편지에 드러난다.

2008년 11월 9일 런던정경대학 개관식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경제학 교수들에게 물었다.

“왜 아무도 위기를 예측하지 못했습니까?”

런던정경대학 학자들과 영국학사원 회원들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편지 형태로 답을 하는데 핵심 답변은 다음과 같다.

“상상의 실패가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저자 또한 이러한 기조에 동의하면서 상상을 통한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11장 고르디우스 매듭자르기의 비유에서와 같이 풀려고 노력할수록 더욱 엉키는 매듭을 푸는 비책은 매듭을 자르는 것임을 주장한다.

작금의 경제 문제는 알고리즘, 대 경제학자 따위가 풀 수 있는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를 위한 저자의 세부적인 해결 방안은 다양성이다. 일단 전 세계에 인구가 많아야 하며 그들 각각 수학적인 획일적인 방법이 아닌 스스로의 직감을 통한 나름의 경제학을 익히고 그 창의성, 상상 속에서 발전적인 경제 모델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눈여겨 볼만한 흥미로운 사실이나 저자의 직관을 만날 수 있다.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기에 다소 주제나 통일성에서 벗어날지는 모르지만 요소요소 다양한 재미거리들이 숨어 있다는 점도 이 책을 읽는 묘미이다.

  • 최고의 직업
    • 메이저리그 야구팀 지명타자, 기상학자, 경제학자
    • 이유 : 79% 의 실패율을 기록하면서도 일 잘한다는 말을 듣기 때문
    • 경제 예측의 유일한 기능은 점성술을 대단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
  • 인플레이션은 곧 세금 인상을 의미한다.

  • 인플레이션과 달리 디플레이션의 해답은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 국가부채의 결말이 무엇이었는지는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 바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병합에서 말이다.

  • 사회계약은 시민과 국가 사이의 거래로써 국가와 시민의 권리 및 책임을 제시한다. 시민은 법을 준수하고 세금을 내며, 국가는 공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국가가 파산한다면 종착역은 사회계약의 붕괴일 뿐이다. 현 세계 경제 위기는 사회계약의 붕괴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러한 신호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 그 외에도 조지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경제정책 특별보좌관을 지내며 쌓여온 남다른 내공 때문일까? 미국, 중국, 러시아와의 지정학적 대립 구도 분석이 탁월하다.

지금껏 포스트 코로나 혹은 경제 위기에 대한 책을 여러 차례 읽어왔는데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저자들의 공통된 최악의 종착역은 국가 부채, 체제 붕괴 등으로 귀결 된다. 이 책에서도 미래 경제의 전망에 대해 비슷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과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 요소이다.

이 책은 부분적으로는 쉽지만 전체적으로는 결코 쉬운 책이 아님을 알리고 싶다.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결론을 파악하기 위해 세번 정도 반복하여 읽었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목적을 향해 통일성을 엄격히 준수하는 글은 아닌듯 하고, 저자의 인사이트와 경험이 각 장마다 부분적으로 녹아있는 책이기에 각 장마다 펼쳐지는 저자의 향연에 집중하면 족할 듯 하다.

또 한가지 특징으로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일생을 녹여 배운 인사이트를 담아 자비로 발간한 서적임을 강조하고 싶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진실함이나 투명성은 어느 책보다도 뛰어나다 할 수 있다.

세계 경제를 색다른 신호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는 지혜, 경제를 바라보는 스스로의 인사이트, 수십년에 걸친 경제 보좌관의 경험과 내공을 얻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색다른 경제 여행을 떠나보시길 권유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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