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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인터뷰

한 한국인 커미터와의 대담: 아파치 자카르타 프로젝트의 커미터 박응주님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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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5

|

by HANBIT

18,016

† 편집자 주: 본 인터뷰 기사는 한빛 저자이자 역자, 리포터로 활동하고 계신 이창신님(인터넷 이름 이아스)이 아파치 자카르타 프로젝트 커미터로 활동하신 박응주님을 MSN 메신저를 통해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생생한 내용 전달을 위해 편집을 자제하였사오니, 이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02년 11월 4일, 인터뷰가 있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누군가를 모셔와서 필자인 나는 인터뷰어(interviewer), 손님은 인터뷰이(interviewee)가 되었다. 실은 이 인터뷰를 자카르타 서울 프로젝트의 뉴스레터 기사로 내보내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뉴스레터 진행이 더디게 되어 참으로 송구스러운 마음 전할 길 없음을 밝히며 오늘 모실 분이신 박응주님을 잠깐 소개하겠다.

박응주님은 아래 대화에서도 잠깐 나오겠지만, 아파치 자카르타 프로젝트의 커미터로서 활동하신 분이다. 이 인터뷰의 제목도 그래서 "한 한국인 커미터와의 대담"인 것이다. 그럼 본 대담으로 바로 들어가보자.


[이창신] IAS 님의 말:
      안녕하세요? 인터뷰어 이창신입니다.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네. 안녕하세요. 전 박응주라고 합니다.
[이창신] IAS 님의 말:
      얼마나 시간을 내주실 수 있는지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한시간 정도는 무난히 낼 수 있습니다.
[이창신] IAS 님의 말:
      네, 감사합니다. 먼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자카르타 서울 프로젝트를 대신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불쑥 연락을 드렸음에도 친절히 응해주셔서 더욱 고맙습니다. 잠깐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자기 소개를 마음껏... → 진행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멘트. ^^)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소개요... 음~ 저는 현재 조그만 업체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로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구요.
[이창신] IAS 님의 말:
      부담갖지 마시고 편하게 해주시면 되요. ^^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별로 소개할게 없네요.
[이창신] IAS 님의 말:
      ^^ 겸손의 말씀을….

워낙 본인의 소개를 간단히 해서 인터뷰어가 놀랐다. (사실 ‘놀랐다’라기 보다는 ‘당황’했다.) 그러나 "조그만 업체의 프로그래머"와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라는 명료한 용어 이상의 무엇이 필요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 보통 분은 아닌 것일까? 그 베일은 이제부터 차츰차츰 벗겨진다.

[이창신] IAS 님의 말:
      일은 언제부터 하시게 되었나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프로그래머일은 99년 중순부터 시작했어요.
[이창신] IAS 님의 말:
      저와 비슷하시군요. 저는 99월 9월부터요.^^ 병특으로 시작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하하. 제가 조금 빠르군요.

미리 사전 정보를 조금 입수했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업계 선배였다.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병특은 올해 끝나요.
[이창신] IAS 님의 말:
      아... 아직도 병특?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넵. 12월 30일까지.
[이창신] IAS 님의 말:
      3년보다 좀 긴 것 같네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네 근무시작한지랑 병특 시작한 거랑은 좀 차이가 나죠. 뭐 자격증 따고 하다 보니깐... .
[이창신] IAS 님의 말:
      아무튼 미리지만 축하드립니다.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고맙습니다.
[이창신] IAS 님의 말:
      주욱 자바쪽만 하셨나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아뇨. 자바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한 2000년 초쯤이예요.
[이창신] IAS 님의 말:
      아 네... 그때 자바로 하게 된 일은 어떤 것이었나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요즘 온라인 서점 같은 곳에서 날라오는 메일들 있잖아요. 생일축하, 무슨 알림 메일이나 SMS를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거였죠.
[이창신] IAS 님의 말:
      네, 자바메일을 이용하셨군요. 혹시 제임스도?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글쵸. 그래서 아발론을 쓰게 된거고.

제임스와 아발론은 둘 다 아파치 자카르타의 서브 프로젝트였었다. "였었다"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최근에 제임스와 아발론 둘 다 아파치의 최고 수준(top-level) 프로젝트로 승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이상 제임스의 공식 사이트는 http://james.apache.org이다. 아발론 역시 http://avalon.apache.org와 같이 아파치의 서브도메인을 획득했다.

[이창신] IAS 님의 말:
      아 네... 제임스가 아바론으로 인도한 셈이군요.

아발론 아바론 오락가락 한다. -_-;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그렇죠. 제임스 조금씩 고치고 돌려보고 하다가 패치같은 거 보내고 그렇게 시작했죠.
[이창신] IAS 님의 말:
      그럼 좀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가게 되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제임스에 먼저 기여하신 것이로군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네.
[이창신] IAS 님의 말:
      겉으로 보기에 제임스와 아바론은 별개의 서브 프로젝트로 보이는데요. 어떤 연관성이 었었나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초기에 아발론을 시작한 사람중의 한명이 제임스를 시작한 사람이예요. 아발론이 첨에 서버프레임워크을 만들기 위해서 시작된 건데 제임스도 메일서버 였으니까 아발론 위에 만들어진거죠.
[이창신] IAS 님의 말:
      아 네... 지금 보니 제임스에도 기여자로 올라 계시는군요. ^^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그래요?
[이창신] IAS 님의 말:
      네. 그럼 먼저 제임스에 기여하시다가 어떤 계기로 아바론에 기여하게 되셨나요? 일은 제임스로 다 해결 되었을텐데. (여기에서 말한 일은 회사일)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메일/SMS/FAX를 보내기 위해 만들었던 프로그램은 몇 군데 써먹고 더 이상 개발을 안하게 되었고, 아발론/피닉스는 다른 조그만 서버들을 만들게 되면서 계속 쓰게 되었죠. 그리고 아발론이 프레임워크/엑스칼리버/피닉스/코너스톤 등으로 분리되면서 프레임워크과 엑스칼리버 등을 웹 애플리케이션에서 쓰기 시작했어요.
[이창신] IAS 님의 말:
      그럼 회사에서는 서버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다 하셨군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주로 웹 애플리케이션이고 서버들은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데이터를 끌어오기 위한 부수적인 프로그램들이였죠.
[이창신] IAS 님의 말:
      일종의 미들웨어 정도?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미들웨어는 아니고 뭐 배치작업이나 게이트웨이 용도로 주로 사용했죠. 외부에서 데이터 받아와서 DB에 넣어주고 하는.

자카르타 프로젝트에 커미터로 참여한다는 것에 대해 뭔가 굉장한 기대 내지는 신비감을 가지고 있던 본인은 적잖이 놀랐다. 박응주님에게 있어 그것은 일상이며 회사 업무의 연장이었던 셈이다.

[이창신] IAS 님의 말:
      많은 개발자들이 오픈 소스 참여에 대해서 ‘본업이 (너무) 바빠서...’라는 말(핑계)을 합니다만, 본인의 경우에는 어떠셨는지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본업이 너무 바빠서… 일을 줄이기 위해서
[이창신] IAS 님의 말:
      ??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남이 만들어 놓은 거 가져다 쓰고,
[이창신] IAS 님의 말:
      보통은 그런 활동이 일을 늘인다고 생각하는데.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버그나 개선 사항있으면 좀 고쳐서 보내고,
[이창신] IAS 님의 말:
      네, 바로 그 부분에서요! ‘고쳐서...’까지는 회사 업무로 생각할 수 있지만 ‘보내고’는 힘들다는 말들을 하는데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그냥 첨엔 별 생각없이 보냈어요. "내가 고쳤으니 함 보세요." 그랬더니 그쪽에서 "고마워요" 그러더군요.
[이창신] IAS 님의 말:
      그렇게 시작된 것이군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고치기만 하면 보내는데야 뭐 1분 정도면 되는 거니깐요.

오픈 소스를 가져다 쓰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세상 어떤 소프트웨어도 완벽하지 안듯이… 오픈 소스도 마찬가지고, 버그나 개선점이 보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제품화나 개인적 도전 정신으로 그런 문제를 해결했을 때, 그 경험을 되돌려주는 것에서부터 커미터의 길, 참여의 길은 시작되었다.

[이창신] IAS 님의 말:
      많은 개발자분들이 자카르타와 같은 오픈 소스 프로젝트 참여에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로 언어의 벽을 토로합니다만, 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깊숙이 관여하는 데는 큰 걸림돌이 되겠지만 그냥 패치 정도 하는 데는 별 걸림돌이 되지않아요. 엉터리 영어로 해도 생각보다 잘 알아듣고 그들도 친절하게 대해 줍니다. 부끄럽지만 고등학교 때 영어가 양,미 이렇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고 있지요.
[이창신] IAS 님의 말:
      ^^최근에는 톰켓에도 보고하셨던데요. 영어 잘 하십니다. ^^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흑... 진짜요?
[이창신] IAS 님의 말:
      그럼요~ (서로 추겨세워주기.)

이렇듯 분위기는 좋았다. 박응주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느낌에서와 같이, "깊숙이 관여"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설득력 있는 영어가 필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의사를 전달하려는 단계에서는 마음이 바로 전해지는 것이 아닐런지.

[이창신] IAS 님의 말:
      먼저, 박응주님을 통해 새롭게 느낀 점이, 문제를 해결한 후 모두와 공유하려는 자그마한 행동이 오늘날 기여자의 자리에 있게 한 것이로군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사실 모두와 공유하려는 그런 마음은 전혀 없었고 패치된 버전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다가 원래 버전이 업데이트된다거나 하는 일들이 벌어지면 아주 귀찮아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메인소스트리에 반영할려고 했던거죠.

다시 박응주님의 담담한 면보를 엿볼 수 있다. 무슨 거창한 심산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의 오픈 소스로부터 여러 개인의 패치가 생겨나고, 다시 그 패치들이 모여 새로운 오픈 소스를 만드는 발생적 진화 과정, 그런 과정의 수혜자들이 바로 자기자신들임을 아는 참여자들은 참으로 지혜롭다는 생각이 든다.

[이창신] IAS 님의 말:
      제 느낌으로는 회사에서 이러한 개발일을 하시면서 자카르타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경우는 드물어보입니다. 가져다 쓰는 경우는 많지만. 문제가 있어도 직접 해결하기 보다는, 누가 해결해주기를 바라거나,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좀 그런 것 같아요.
[이창신] IAS 님의 말:
      고쳐도 메인소스트리에 반영하지 않고, 결국 낙후되 버리는 등이죠. 이런 작금의 현실의 원인은 어떤 것일까요? 지금 다니시는 회사를 견주어 생각해보실 수 있을 것 같은데….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개발자들이 잘 살아보겠다는 마음은 있지만 노력은 안하고 있는거죠.

무척 짧으면서도 폐부를 찌르는 한마디! 인터뷰어는 순간 반성의 세계를 다녀왔다.

[이창신] IAS 님의 말:
      지금 다니시는 회사는 박응주님의 활약상을 알고 있으신지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활약상... 몇몇 분이 알고 있고. 다른 프로젝트에도 아발론을 쓰고 있어요.
[이창신] IAS 님의 말:
      그렇군요. 아바론도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던데, 이미 나가있는 아바론도 업그레이드 해주시나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안해주죠.. 원하지도 안고, ‘업그레이드 해야 된다’라고 말해주면 ‘왜 업그레이드 해야 되는지 문서 만들어내라’는 둥… 귀찮게 해서리…

업그레이드는 현실 세계에서 매우 미묘하고도 복잡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인프라도, 프레임워크도, 라이브러리도, 컴포넌트도 업데이트되고 있지만 정작 그것들을 활용하고 의지하는 코드,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서비스는 나름대로의 길을 가곤 한다. "마이그레이션"이라는 거창한 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현장의 개발자들은 이상과 현실속에서 무척이나 번민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창신] IAS 님의 말:
      최근 톰켓 개발자 편지 목록에 톰켓의 상업 용도로서의 의의에 대해 논란이 있었습니다만, 이와 같이 오픈 소스의 산물을 상업적 용도로 쓰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물론 이에는 상업적 용도에 걸맞는 성능과 안정성도 포함됩니다.)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톰캣에 관련된 논의는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아파치, BSD 라이센스의 경우, 상업적 사용도 허용하고 있고 그것이 저는 아파치 성공의 주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자카르타에서는요. 그리고 오픈 소스로 이득을 보는 만큼은 적어도 오픈 소스에 돌려주어야 한다는게 제 생각이에요. 그래야 앞으로도 더 좋은 오픈 소스 프로그램들을 이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창신] IAS 님의 말:
      옳으신 말씀입니다.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그리고 자카르타의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은 기능과 성능면에서 상업적인 경쟁제품보다 대부분 낮다고 생각해요. 톰캣 같은 경우는 좀 망설여지지만요.
[이창신] IAS 님의 말:
      네... 낮다(inferior)라는 말씀이신가요? 아니면 낫다(superior)라는 말씀?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더 뛰어나다구요.
[이창신] IAS 님의 말:
      네... 깜딱 놀랐습니다.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아. 잘못썼군요. 우리말도 엉망이네요.
[이창신] IAS 님의 말:
      실제로 적용해오신 분이니 누구보다 잘 아시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원 별말씀을요. ^^

잠깐 의사소통의 장애가 있었다. 결론은 오픈 소스의 품질도 훌륭하다는 것! 단지 오픈 소스이기에 불안하고 부족하다라는 선입견과 편견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어야 할 지 모르겠다.

[이창신] IAS 님의 말:
      이제 병특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 어떤 일을 하시게 되는지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요즘은 그냥 이것저것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정해서 하는 건 없구요.
[이창신] IAS 님의 말:
      자카르타에는 앞으로 어떤 활동을 보여주실 예정이신가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아… 어려운 질문! 요즘은 제가 프로젝트를 안하는 관계로 별로 쓸 일이 없어요. 그래서 버그도 못찾고 개선점도 안보여요. -.-
[이창신] IAS 님의 말:
      프로젝트를 안하시면? 연구를 주로 하시는지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연구는 아니고 지금은 그냥 지원만 하고 있어요.
[이창신] IAS 님의 말:
      네... 혹 병특을 끝내시면 회사를 옮기실 생각도? (이것은 오프 더 레코드)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학교 다시 다녀야 하거든요. 크크.
[이창신] IAS 님의 말:
      하하... 1년 정도 남기셨나요?
박응주: 2년 남았어요.
[이창신] IAS 님의 말:
      네? 그럼 2학년 마치고?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3학년 하다가 왔는데 다시 들어야 하기 때문에 2년 더 다녀야 되요.
[이창신] IAS 님의 말:
      ^^네~ 학교 참 좋은 곳이죠.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좋죠. 공부를 인제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 학생의 신분으로 살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은 참으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거꾸로, 학생들은 사회인이 어서 되어서 일도 하고 돈도 벌고 싶다고 한다. 참 세상은…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을 바라면서 사는 요지경이자 꿈의 공간이다.

[이창신] IAS 님의 말:
      OKJSP의 운영자 허광남씨 같은 몇몇 분들이 자카르타 프로젝트 기여자의 꿈을 꾸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분들에게 선배 기여자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렇게 하면 기여자가 된다’라던가… ‘이런 점을 유의하라’라던가….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기여자를 목표로 하지 마시고 자기가 필요한 것을 꾸준히 개선해서 보내면 어느날 갑자기 메일 한 통이 날아옵니다. "난 네 패치 적용하기가 이제 귀잖아. 직접 할래요?" 자기가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한다는 건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힘든 작업이죠.
[이창신] IAS 님의 말:
      그렇군요. ‘필요!’ 바로 그것이로군요.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그리고 그걸 다른 사람도 쓰게 되고 그 사람들의 보낸 고맙다는 메일을 받게 되면 사람이 좀 착해집니다.
[이창신] IAS 님의 말:
      ^^ ‘착한 필요’로군요. 이거 벌써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인터뷰였습니다.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아직 한시간 안된것 같은데요. 8시부터 하지 않았나요?
[이창신] IAS 님의 말:
      그동안 저도 많은 인터뷰를 했는데요. (7시 50분 경 시작했습니다.)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전 첨인데.
[이창신] IAS 님의 말:
      오늘처럼 느낀 것이 많은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인데(도) 아주 잘 해주셨어요. 원래 자바 전문지가 있다면 그런 지면을 빌려 해야겠지만, 한국의 현실이 그렇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같은 일에도 많은 것을 느끼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라던데….
[이창신] IAS 님의 말:
      하하... 좋은 말씀도 많이 알고 계시는군요. 한국의 미래는 밝다고 하겠습니다.

정말 느낀 것이 많은 대담이었다. 무엇보다도, 아파치 자카르타 프로젝트의 사용자로서 기여자에 대한 막연한 생각들이 안개 걷히듯 사라지고, 대신 노력과 자발로부터 "받은 만큼 돌려준다"라는 어쩌면 당연한 정신을, 그리고 "모두가 모여 하나가 될 때의 힘"을 느끼게 되었다.

[이창신] IAS 님의 말:
      좋은 시간 허락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네. 이아스님도.
[이창신] IAS 님의 말:
      혹시 마지막으로 (불특정 다소수에게) 하고싶으신 말씀이라도? (여친에게 라던가...)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여친 좀 있었으면... .
[이창신] IAS 님의 말:
      ㅎㅎ 그걸로 알겠습니다.
[박응주] 그리고 그려 그러고 픈 님의 말:
      다같이 더 잘 살아봅시다.
[이창신] IAS 님의 말:
      네~

끝났다. 그리고 또 시작할 것이다. 봄도, 박응주님의 새학기도, 그리고 많은 오픈 소스 프로젝트들도... 인터뷰를 한 지 무려 4개월이 넘었지만 이제서야 공개를 하게 되어 죄송하면서도 다행스럽다. 다시 한번 한 시간여의 대담을 허락해주신 박응주님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제 2의, 제 3의 박응주님과 좋은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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