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에 앞서
언제부터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순간부터 오픈소스는 화두가 되었다.
물론 그 이전에는 오픈API도 꽤나 오랫동안 관심을 받아왔다. 물론 지금 이 순간까지 말이다.
오픈소스와 나와의 개인적인 인연은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1년 공개SW 개발자대회였다.
공개SW 개발자대회에 직접 참가한 것은 아니었지만, 멘토를 모집하던 소식을 알게되었고, 그 대회 자체와 그들에게 내가 경험했던 지식을 이용하여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지원하였다. 그리고 올해를 제외하곤 매해 위촉되어 멘토링을 진행하였다.
물론 그 전에도 오픈소스에 관심을 갖고있었으나 개인적인 일의 우선순위에서는 밀려 별도로 컨트리뷰션을 한 경험은 없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하고싶은 것 중 하나로 오픈소스 컨트리뷰션이 있으니 그런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내가 이렇게 오픈소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본질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살아가는 모토와도 비슷한 것인데, 나의 공부와 관련된 모토는 '공부해서 남주자'라는 것이다.
남을 주기위해 공부하다 보면, 더 열심히 공부해야만 하며, 단순히 공부라는 것이 앉아서 공부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니 이것은 곧 더 열심히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내 삶을 대충 살고있다면 다른사람에게 줄 것이 없지 않은가.
내가 가진것을 주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오픈의 의미는 다방면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이것과 유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이 책의 부제인 비즈니스 패권을 쥔 기업들의 방향에서도 이것이 증명된 사례가 많다. 그렇다면 이 책의 어떤 내용이 오픈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었는지 알아보자.
> 책에 대한 간단한 정보
앞표지
비즈니스 패권의 열쇠가 너무나도 어울리는 내용을 담은 오픈이다.
'오픈'은 접두어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접두어에 붙여지는 단어들이 많다보니 접두사 자체로 의미가 부여되는 것 같다.
처음에 이 책의 타이틀을 접했을 당시에는 '오픈'이 오픈소스의 오픈을 의미한다는 것을 몰랐다는건 조금 아쉬웠다.
> 인상깊은 부분들
피그말리온 효과
피그말리온 효과: 교사의 기대에 따라 학습자의 성적이 향상되는 것
피그말리온 효과를 빗대어 오픈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watch와 regarder가 눈에 띄었다.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이 있음을 인식하는 심리가 오픈을 다룰때의 심리라는 것이다. 아무도 없을 때 나의 모습은 매우 훌륭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나의 위치가 형편없지 않다면, 나의 모습을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내가 어찌 대충 무엇을 대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인식해서라도 더 잘 하려고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나 역시도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누군가가 나의 글을 볼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쉽게 글을 쓸 수가 없다. 더욱 고민을 하게 되고, 표면적으로는 맞춤법과 띄워쓰기에도 성의를 다하게 된다.
오픈의 유익
오픈이 가진 유익을 말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글이 나 혼자만 볼 것이라면 나만 알아볼 암호와 같은 문구들, 대충 한번 보고 휘발될 글과 같은 퀄리티를 가진 글로 채워지기 마련이다.(물론 그렇게 성의없게 쓴다면 훗날에 나도 못알아볼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게 성의있게 적혀지는 글이기에 오래토록 남겨두어도 가치가 보존될 확률이 높다. 또한 글 뿐 아니라 오픈소스의 관점에서 보아도, 미완성된 소스를 커밋하고 푸시하겠는가. 그렇지 않다. 나의 소스가 드러난다고 생각한 이상 성의있게 작성하게 될 뿐 아니라, 완성하기까지 노력하게 된다. 이것이 오픈이 그 오픈한 사람 자신에게 주는 유익이다. 다른사람들이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그 다음 효과인 것이다.
많이 보여질수록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것에 크게 동의한다.
오픈소스 정의
오픈소스 정의
1. 자유 재배포
2. 소스코드 공개
3. 2차적 저작물 배포 허용
4. 원저작자 소스코드 수정 제한
5. 사용대상 차별 금지
6. 사용 분야 제한 금지
7. 라이선스 배포
8. 특정 제품 의존성 금지
9. 다른 라이선스 포괄적 수용
10. 라이선스 기술 중립성
오픈소스의 정의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사용 대상 차별과 사용 분야 제한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오픈소스 얼라이언스에서 어떠한 아쉬움이 있다고 한들 그 사용자를 차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후에 다른 챕터에서도 나오는 부분인데, 가치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지만, 결국 원칙을 지키는 쪽으로 결정하게 된다. 그만큼 원칙은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예외조항을 많이 만들수록 기업간의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고민할 수 밖에 없으며 그 경우 이 오픈소스의 정의는 깨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을 힘들게 지켜온만큼 앞으로도 잘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오픈소스답다는 말
오픈소스답다는 말이 무엇일까? 그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다.
오픈소스 본연의 원칙과 가치를 지키되 시대의 변화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 사람이 다섯 살 때 귀엽기만 했다고, 그 사람이 20년 뒤에도 마냥 귀엽기만 하면 될까? 청년이 되었다면 열정과 패기가 강조되어야 하지 않을까? 또 20년이 더 지나면 어떨까? 열정과 패기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성숙함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 한들 그 사람의 본연의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날 때부터의 기질은 대부분 평생 안고간다.
이렇듯 오픈소스의 모습도 본질이 그대로라면 달라지는 현재의 모습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은 말 그대로 무료로 주어지는 것은 없다는 말이다. 무료로 주어지는 것 같지만 그 안에 대가성이 따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log4j 취약점이 그러하였다.
오픈소스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 때문에 아무 대가없이 사용하는 느낌이지만 그렇지 않다.
문제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고, 그에 따라 더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도 뒤따른다. 다들 많이 사용하니까 그냥 괜찮다는 생각에서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오픈을 했을 때 상처받기 쉽다. 왜냐면 갑옷처럼 꽁꽁 싸매여 있는 상태가 아니라 말 그대로 맨살을 드러내듯이 나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큰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질문하였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이것도 오픈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높은 확률로 상처로 다가오기 쉽다. 나의 밑천이 드러날 수도 있고, 내가 질문을 잘 못한 경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의 내용을 놓쳤을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렇지만 그것을 무릅쓰고 질문해야만 한다. 그것이 오픈이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나를 성장시킨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아문다. 그것을 버티는 자만이 그러한 오픈 그라운드 위에 설 수 있다.
지은이 박수홍그룹장
지은이가 인상적이다.
폐쇄적이기로 유명한 삼성전자의 삼성리서치 오픈소스 그룹장이라니.
나름 오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현재 개발자 문화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판교의 문화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내부 보안도 너무 철저해서 업무에 불편함을 주는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느낄 정도이다.
이 분의 노력이 삼성전자의 폐쇄적인 개발 환경에서 개방적인 환경으로 발전하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의 부제와 같이 비즈니스 패권은 오픈이 답이라는 것을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 등이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데이터 전송 시간으로 감당할 수 없을만큼 무수히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렇기에 더 오픈하고 더욱 사용자와 긴밀해야 한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저자와 관련된 짧은 기사 하나를 링크한다.
https://www.oss.kr/news/show/0bc188cc-c061-45c9-add7-4628a45fd85e
삼성 오픈소스 박수홍 그룹장
11월 24일 ⓒ 지디넷코리아, 방은주 기자 | ejbang@zdnet.co.kr '동북아 공개SW 포럼'서 강연...
www.oss.kr
뒷표지
오픈소스. 그 자체는 순수해보이지만 치밀한 전략이 있다.
그것에 대해서 비밀을 아는 기업만이 누릴 수 있다.
> 괜찮은 부분
1. 오픈소스에 대한 막연한 생각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2024년 현재. 오픈소스를 경험하지 않은 개발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픈소스에 대한 생각은 다들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오픈소스는 도입하면 안된다고 하며, 어떤 이들은 오픈소스에 컨트리뷰션 하는 것도 좋지 않게 보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오픈소스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하며 버그나 보호 등에 관한 위험성은 생각보다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갖고 있을텐데, 이 책은 그런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도록 돕는다. 그래서 실체를 드러내주고 생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인상적이다.
2. 오픈에 대한 시각을 멀리서 관찰하게 한다.
사실 개발자라면 오픈소스에 대한 관점을 좋게 보는 편이 많다. 본인이 직접 구현해야 하는 수많은 기능 구현을 오픈소스로 해결하면 해결이 쉽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주나 경영측의 입장은 다르다. 오픈하면 무엇인가 뺏긴다는 생각을 우선적으로 하게 되고, 그래서 사용하는데 찬성보다는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기 쉽다. 이러한 입장을 이 책은 멀리서 바라보고 있다. 현재 정세의 흐름상 오픈소스를 도입하는 것이 어떠한 효과를 가져오는지 기업 운영 측면에서도. 그것을 도입한 개발자 입장에서도 모두 다루고 있다. 결국 이것이 가져온 결과를 보았을 때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를 보여주었으며, 그것이 오픈한 기업에게 몰락보다는 영광을 안겨준 사실을 알려준다. 그래서 시야를 넓혀주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 아쉬운 부분
1. 오픈소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물론 모든 책이 관심 있는 사람에게 잘 읽힌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픈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에 비해 관심이 그만큼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알려주고자 했던 것을 비관심자들이나 관심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도 잘 읽히도록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내용들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좀 더 일상생활을 빗댄 스토리와 비유들이 많았다면 쉽게 읽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적절한 도표를 첨부하는 것도 좋은 시도였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살짝 어려운 느낌도 있었다.
> 추천 독자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자, 조직의 리더, 경영자
> 개인적인 평점
- 가격: 8 / 10
- 내용: 9 / 10
- 디자인: 7 / 10
- 구성: 9 / 10
오픈이 가져다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합리적인 과정으로 설득하는 책
> 정보
저자: 박수홍
출판사: 한빛미디어
가격: 18,800원
전체 페이지: 232페이지
**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