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의 제목은 『 Network Programmability and Automation 』네요. 인도악어라고도 하는 가비알 악어(Gavialis gangeticus)가 표지 동물로 선정되었네요. 오라일리 책은 동물을 하나씩 보는 재미도 있답니다. 참고로 가비알은 힌두어로 냄비를 뜻하는 가라(ghara)에서 나왔다고 하네요. 악어의 주둥이가 냄비를 닮았다고...
책 『네트워크 인프라 자동화』는 984페이지에 달하는 아주 두껍고 무거우면서도 거대한 책입니다. 한번 펼치면 완독을 해야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 저에겐 참으로도 도전하기 쉽지 않은 책이에요. 네트워크 업계에 있는 만큼 정신을 꽉 다잡고 일단 한번 훑고 본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네트워크 자동화라는 말 자체가 어색한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원서 제목에서 봤듯이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가능성 (programmability) 및 자동화가 무엇인지부터 어떻게 하는지 총망라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네트워크 장비, 토폴로지, 서비스 및 연결성을 설정하고 운영 관리하는데 필요한 업무를 간소화하는 것이 네트워크 자동화의 핵심
『네트워크 인프라 자동화』 이 다루는 내용
책의 초반부는 SDN으로부터 출발하는 네트워크 업계 동향과 네트워크 자동화가 무엇인지를 다루면서 자동화와 관련된 내용을 공부할 때 필요한 기본 지식 및 기술들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리눅스, 클라우드, 파이썬과 Go 언어, 데이터 포맷과 모델 그리고 템플릿 등이 대표적인 예죠. 각 챕터가 하나의 책이라고 생각하고 차분히 읽어 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후반부는 본격적으로 네트워크 API를 사용하며 프로그래밍을 간단하게 해보고 앤서블(Ansible)과 같은 자동화 도구들을 배우고 지속적 통합(CI)와 네트워크 자동화 아키텍처까지 살펴봅니다.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지만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몇몇 챕터만 간단하게 살펴볼까요? 첫 번째 챕터인 네트워크 업계 동향은 Software-Defined ...로 이야기하는 바람에 올라탄 SDN(Software Defined Networking)에 대한 내용으로 출발합니다.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가 촉발한 주요 사건들과 동향을 살펴보는 챕터로 아주 재밌고 쉽게 읽을 수 있어요.
이 책은 굳이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을 필요는 없지만 네트워크 자동화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다면 챕터 순서를 따라가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챕터 2는 네트워크 자동화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을 살펴보는 것으로 1장의 SDN을 잘 이해했다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답니다. 네트워크 자동화의 역사, 유형 그리고 도구와 기술 등을 배울 수 있어요.
챕터 5에서 챕터 9까지는 네트워크 개발자에게 필요한 환경과 실제 개발에 필요한 언어인 파이썬, Go 언어 등을 배웁니다. 또한 네트워크 자동화 데이터를 모델링, 저장, 전달하는데 필요한 데이터 포맷과 모델 그리고 장비를 설정하는 템플릿까지 공부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챕터들이 가장 실무에서 많이 쓰기는 기술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챕터입니다.
챕터 10은 네트워크 API를 다룹니다. 실제로 실무에서 많이 사용되는 부분이지만 국내에서 이 단원과 관련된 내용이 저술된 책은 거의 없습니다. 영어도 잘 못하는 제가 표준 문서를 보면서 꾸역꾸역 공부했던 NETCONF나 RESTCONF와 같은 내용이 적힌 책은 저는 처음 보네요.
챕터 12는 자동화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배우는 실용적인 챕터로 앤서블, NAPALM 등을 이용한 노르니르, 테라폼 같은 오픈소스 자동화 도구의 사용법을 익히는 것을 핵심으로 담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아는 내용이 없던 부분이라 관심이 많이 갔던 챕터에요.
마지막 챕터인 14장은 책 『네트워크 인프라 자동화』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포괄하면서 모든 개념을 하나로 묶은 네트워크 자동화솔루션의 참조 아키텍처를 제안하면서 마무리합니다. 핵심은 네트워크 자동화 솔루션을 구축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이해하기 쉽고 적용하기도 쉬운 방식으로 구성할 수 있느 네트워크 자동화 아키텍처를 제안하는데, 이를 참고한다면 실무에서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네트워크 인프라 자동화』은 입문자에게는 쉽지 않은 두꺼운 책... 그러나 네트워크 업계에 발을 들이고 싶다면 반드시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네트워크 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저도 많이 부족해서 큰 도움을 얻게 된 재밌는 책입니다.
시간이 된다면 책을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서 따로 내용을 정리하는 글을 작성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아주 좋은, 재밌는 책을 만났습니다.
『네트워크 인프라 자동화』 리뷰 끝.
한빛미디어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