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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인터뷰

어설픈 엔지니어가 아닌 진짜 프로 엔지니어를 위하여...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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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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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14,126

이비즈팀: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입니다. 지난 11월에 이어 두 번째 인터뷰죠. 거의 1년 만인데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새롭게 출간된 『IT 백두대간, 달과 마토의 ez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는 잠깐 접어두고 그동안 집필 이외에 어떤 일을 하시면서 지내셨는지… 요즘 근황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달: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저야 뭐 보시다시피 덕분에 잘 지냈구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정말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우선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올 2월 9일부로 이제 더 이상 총각이 아니라 유부남(^^ 처음 써보는 말이네요)이 되어서 이제 모든 생활이 혼자가 아닌 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거지요. 그리고 나서 올 3월, 이번 책의 기획자인 "강성태"님의 꼬임(?)에 넘어가 다시 몇 개월 동안 (지옥의??) 원고작업을 했습니다. 회사일은 언제나 그랬듯이 여전히 바쁘고 재밌구요. 최근에는 제가 활동하고 있는 NRC 네트워크 동호회의 가장 큰 행사인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 참 원고 끝나고는 미루고 미뤄왔던 인라인을 사서 아내와 열심히 시간내서 타고 있구요. 사람들도 많이 만나려구 합니다.


IT 백두대간, 달과 마토의 ez 네트워크

참고 도서

IT 백두대간, 달과 마토의 ez 네트워크




이비즈팀: 그동안 쭉 바쁘시다가 이제 좀 여유로워 지셨군요. 그럼 이제부터는 『IT 백두대간, 달과 마토의 ez 네트워크』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일단 책 제목에서부터 달과 마토라는 두 인물이 나오는데요. 달님은 짐작이 갑니다만, 마토님은 누구시죠? 처음 책 제목을 보고 저는 이 책을 두 분(달님, 마토님)이서 만드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저자명이 달님 최성열씨만 나와있어서 조금 놀랬습니다.

달: 아하~ 그 질문은 책 나오고 다른 분들도 많이 질문해주셨던 건데요. 마토는 제 아내의 NRC에서의 닉네임 입니다. 원래는 "토마토"인데 다들 "마토"로 줄여서 부르죠. 지난번 『NRC와 함께하는 Live Network』에서도 여러 번 등장했었는데 잘 안 보셨나 봅니다. 사실 이 책을 기획하기 시작하던 때가 제가 결혼한지 겨우 1달이 넘어가고 있던 때였고, 아내한테 많이 해준게 없어서 "작은 선물이 될까"하고 책 제목부터 시작해 중간중간에 "마토"라는 인물을 등장시켰죠.

그리고 처음 집필제의를 받았을 때에도 아내와 함께 며칠동안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했었죠. 다른 책들과의 장단점도 아내와 함께 분석했구요, 원고 쓰고나면 아내가 봐주기도 했었습니다. 사실, 원고는 제가 썼지만 이 책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바로 "마토"인 제 아내입니다. 늦게 퇴근해서 1~2시간 후에 깨워주는 일은 아내가 해줬거든요.

이비즈팀: 그러고 보니, 이 책은 달님과 마토님 두 분이서 함께 만드신 책이라 해도 되겠습니다.

달: 저자 이름을 "최성열, 정은정"으로 했었어야 했는데 실수 했나요? ^^;;

이비즈팀: 이 책을 집필하시기 전에 『NRC와 함께하는 Live Network』라는 책으로 독자분들게 인사드렸었죠. 그 책과 이 책은 어떻게 다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NRC와 함께 하는 LIVE 네트워크


달: 우선 가장 큰 차이점은 지난번 책은 저를 포함해서 3명의 저자가 썼기 때문에 각 저자 나름대로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실용서이면서 초보자보다는 네트워크 경험이 어느 정도있는 초/중급 수준의 책 이었다는 점이구요. 이번 책은 혼자 작업을 했기 때문에 제 색깔을 가지고 있으면서 네트워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과 이제 막 시작했는데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주는 책입니다.

그동안 저의 경험담, "진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 겪어야 하는 수많은 것들에 대해서, 제 방식대로 풀어간 책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다루고 있는 책들이 시중에 나와 있긴 하지만, 분명히 전 현재 나와있는 교과서와 같은 책들과는 다른 책을 쓰려고 했고, 제 다짐에 책임을 지기위해 수많은 날을 지새우며 원고 작업을 했습니다. 만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처음 의도했던 생각들을 많이 담고있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비즈팀: 어떤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으세요? 누가 보면 좋은 책이죠?

달: 이 책이요? 음… 어려운 질문이네요. 사실 다 봤으면 좋겠지만, 우선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엔지니어가 되려는 분들이나 네트워크를 알고 싶어하는 분들이 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CCNA와 같은 네트워크 자격증을 여건상 경험없이 문서로만 공부하시는 많은 분들에게도 네트워크 현장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처럼 "어설픈 엔지니어가 아닌 진짜 프로 엔지니어"가 목표인 분들이 봤으면 합니다.

이비즈팀: 이 책 외에 시스템/네트워크와 관련하여 이 분야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추천도서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반드시 한빛 출간도서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달: 우선 『NRC와 함께하는 Live Network』 그리고 그 책을 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던 『인터넷 프로토콜 핵심 가이드』를 적극 추천합니다.

인터넷 프로토콜 핵심 가이드


이비즈팀: 이번에는 좀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습니다. 현재 다른 어떤 분야보다 네트워크 관련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이 이젠 프로그래머의 필수 사항이 되었을 정도로요. 하지만 이런 네트워크에 대한 인기 이면에는 실제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써 겪게되는 애환도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IT 백두대간, 달과 마토의 ez 네트워크』 머리말에서 말씀해주신 에피소드 말고, 그동안 일해오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겠어요?

달: 힘들었던 때는 정말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게 항상 나쁜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 힘든 상황들로 인해 기뻤던 일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니까요. 지금도 그렇게 지내온 시간들을 더듬어 보면 그때 참 재미있었던 것 같은데요. 하나만 말씀드리면 예전에는 혼자서 밤을 세운 적이 많았거든요. 모두들 집에서 자고 있을 시간에 혼자 사무실에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잠깐 눈을 붙히고는 사람들 출근하기 전에 "세수"하고 자리에 앉아 있으면 출근하는 사람들마다 "어? 일찍 출근했네" 이럴 때 참 서글펐던 것 같아요. "티"를 내고 일하는 자체가 우습잖아요. 엔지니어가 밤을 세우면 이상한가요? ^^;;

또 한번은 외국에서 직접 들여온 장비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로 일한적이 있었는데, 그 장비를 어떤 사이트에 적용시키느라 장장 4개월 간을 그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로 출근했던게 기억나네요. 새벽이나 주말이나 문제가 생기면 정말 정신없이 달려갔는데 4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안정화되고 고객쪽에서 "OK"를 했거든요. 그 기분이란... 영업에서는 겨우 팔았다고 하겠지만 제가 들인 공은 아마 모를거예요.

이비즈팀: 그렇게 힘들고 어려웠던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내셨나요? 미래의 네트워크 엔지니어를 꿈꾸고 있는 후배들이 지금 이 인터뷰 기사를 읽고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선배로서의 조언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달: 에구, 극복까지라고 하니까 좀 쑥스럽네요. 그렇지만 네트워크 엔지니어를 꿈꾸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꼭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힘든 순간에도 말입니다. 그래도 힘들다면 그땐 그 상황을 즐기세요. "내가 아니면 이 네트워크를 누가 지키랴"라고.... 그리고 항상 같은 일을 반복해서 잘하는 엔지니어가 되려고 하지말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자꾸자꾸 노력하세요. 아마 여러분들이 네트워크 엔지니어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낀다면 그건 아마 항상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거든요.

이비즈팀: 후배들을 향한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이번엔 화제를 약간 돌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그리고 이 분야를 공부하시면서, 자신이 이 길을 정말 잘 선택했다고 느낄 때가 언제인지, 그리고 어떤 때 보람을 많이 느끼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달: 우선 네트워크 엔지니어라는 직업은 그리 흔한 직업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우선 잘 선택한 것 같아요. 그리고 네트워크 뿐만이 아니고 IT 업계에서 일을 하면 "치매"에 걸릴 염려가 없어서 좋다고들 하거든요. 매일매일 새로운 기술이 나오기 때문에 자신이 발을 들여놓은 분야에서 살아 남으려면 계속 공부해야 하는데 언제 "치매"에 걸리겠어요, 안 그래요? 그리고 책 머리말에도 썼지만, 장애가 발생하고 나서 "Ping"이 정상적으로 될 때 그때가 제일 기쁩니다. 그리고 네트워크와 관련 없는 사람들이 어떤 기업에 대해 막 이야기 하고 있을 때 전 속으로 "거기에 무슨 장비 내가 설치했는데"라며 내심 기뻐한답니다.

이비즈팀: 이렇게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 해주세요.

달: 우선 한빛미디어 많은 분들에게 부족한 제가 독자가 아닌 저자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점에 대해서 정말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무궁무진하게 번창하시길 바라겠구요. 제가 근무하는 파이오링크의 "핑크박스(Pinkbox)"라는 이름의 Layer 4/7 스위치가 뚜렷히 국산제품이 없는 네트워크 현장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물론이고 전세계 최고의 위치에서 한국을 빛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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