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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션 신화의 진실과 오해 - 에파파니(epiphany)의 오해와 진실(3)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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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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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10,104

제공 : 한빛 네트워크
저자 : 스콧 버쿤
역자 : 임준수, 서상원
출처 : 이노베이션 신화의 진실과 오해

다음 10년간 세상을 바꿀 놀라울 만한 영감들을 정리해보면, 예외 없이 열심히 일하는 것이 따라 붙을 것이다. 역사상 그 어떠한 위대한 이노베이션도 하나의 위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그리고 그 영감을 세상에 필요한 유용한 형태로 만들기 위해 들였던 그 기나긴 과정이 없이는 설명될 수 없다. 세계 평화나 인터넷 같은 것을 배네버 부시가 쓴「우리가 생각하는 대로」13라는 페이퍼에서 쓴 대로 상상해보는 것과 그런 것을 실현 가능한 형태로 또는 도전해볼 만한 수많은 작은 조각으로 쪼개보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칙샌트미하이는 이처럼 하나의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를 넘어서 기능하고 작동될 수 있도록 정교화하는 일에 해당하는 이노베이션의 각 부분들을“가장 많은 시간을 잡아먹고, 가장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발견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에게 이 발견이 타당하다는 것을 보여줄 충분한 연구 과정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뉴턴이 중력이라는 것을 발견한 최초의 사람은 아니지만, 그는 수년간에 걸친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최초의 사람이다. 60년대 TV 프로그램인 스타트렉은 휴대폰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지만, 이 기술 이 개발되고 실제로 실용화하는 데는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스타트렉에서 그려냈던 공상과학적 발상들 중 많은 것이 아직도 구현되지 않고 있다.

에피파니를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은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매달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노베이션은 에피파니 없이 찾아온다. 그리고 뭔가 강력한 순간이 찾아올 때면 그 다음에 찾아올 이노베이션에 이르는 강력한 순간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를 알 수 없는 게 보통이다. 심지어 신화 속에서도 뉴턴은 사과 한 개를, 아르키메데스는 하나의 유레카를 얻었을 뿐이다.

마법의 순간들에 집중하는 것은 바로 그 점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노베이션의 목표를 마법의 순간에 두지 말라는 것이다. 이 마법의 순간은 하나의 유용한 이노베이션의 최종 결과물일 뿐이다.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Intel의 4004)를 발명했던 테드 호프는 이렇게 설명한 다“. 만약 당신이 늘 놀라운 돌파구를 기다리고 있다면 아마 절대 그런 게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신에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하면서, 무언가 좋아보이는 일이 생기면 계속 끝까지 해보는 것이다”

20세기 대부분의 이노베이션들은 에피파니 없이 발생했다. 비즈니스와 기술의 역사상 4개의 핵심적인 발전으로 볼 수 있는 월드와이드웹, 웹브라우저, 컴퓨터 마우스 그리고 검색엔진의 개발은 모두 오랜 이노베이션들과 실험, 발견의 결과물이다. 이 모두 수없이 많은 사람과 조직의 역 할과 공헌 위에서 탄생했고 결실을 맺기까지는 최소 수년이 걸렸다. 최초의 웹 브라우저인 모자이크와 넷스케이프 역시 무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수십 년간에 여러 형태의 하이퍼텍스트 기반의 브라우저들이 존재했고 이 모자이크와 넷스케이프 발명가들은 기존에 존재했던 생각들에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컨텍스트를 부여했던 것이다.

검색엔진을 발명한 것은 구글의 창시자들이 아니다. 그 영예를 그들만이 안기에는 그들은 수년이 늦었다. 90년대 닷컴 붐의 생존자 중 가장 유명한 아마존의 창업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오 하나님! ’같은 그런 느낌은 없었다. 단지 지금까지 다른 누구도 보지 못했던 뭔가 믿기지 않는 것을 우리가 만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게 앞으로 기존 서점들을 대체해 나갈 것이다”

다른 이노베이터들처럼 이들 아마존의 창시자는 과학, 기술, 그리고 창업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재빠르게 인식했고 이 바탕 위에서 자금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이노베이션과 창업』의 저자인 피터 드러커16는 뮤즈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한다.

“성공하는 창업가들은 뮤즈가 그들에게 키스하고 하나의 멋진 생각을 안겨주길 기다리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일하러 간다. 모든 이노베이터들은 업계를 혁명시킬 어떠한 엄청난 발상으로 수백억 달러의 사업을 만들거나 간밤의 벼락부자를 갈망하지도 않는다. 순식간에 뭔가 큰 것을 만들 것이라는 생각으로 창업하는 사람들은 백발백중 실패를 맛본다. 당연히 잘못된 일을 하는 셈이다. 매우 거대하게 보이는 이노베이션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고 보면 실제로는 기술적 기교에 지나지 않거나, 적당한 지적능력에서 나온 이노베이션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맥도널드 같은 게 그처럼 거대하고 수지맞는 비즈니스가 되지 않았던가?”

성공한 과학자, 기술자, 혹은 이노베이터들에게도 똑같은 설명을 할 수 있다. 문제를 분명히 보는 능력과 그것을 풀 수 있는 능력이 결합되어 이노베이션을 이끌어낸다.

모든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결국 에피파니라는 것은 대체로 이노베이션과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에피파니라는 것은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령 어떤 커다란 생각을 가치 있는 이노베이션으로 만들어 줄‘에피파니의 요정’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노베 이터들은 여전히 이 커다란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일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어느 누군가가 위대한 생각을 해낸다면 매우 뛰어난 업적이겠지만, 다른 누군가 세상을 발전시키는데 그 생각을 성공적으로 활용했다면 이게 더 위대한 일이 아닐까?




댓글쟁이 공간

[째즈친구]
이노베이션과 발명이 똑같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 진행 과정은 거의 유사한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를 만든 창업자의 사례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그것도 비슷하겠군요. 기존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나 커피 전문점을 가면 상당히 많은 프로세스를 거쳐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는데, 이것을 어떻게든 1-2개의 프로세스만으로 서비스할 수 없을까를 수없이 고민하다가, 해외 출장인가 여행 중에 어떤 가게에서의 모습을 보고 스타벅스의 커피 주문 프로세스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이라고 하기는 뭐하겠지만, 스타벅스 스타일의 셀프서비스 방식의 커피 전문점은 아마도 이러한 고민을 수없이 한 그 창업자에게서 나온 이노베이션이라고 보여집니다.

[양파맨]
책의 내용처럼 오늘날 혁신을 주도한 사람들은 전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단지 남들보다 조금 더 위험을 감수할 뿐이다. 오래 전 우리 조상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독풀을 먹었던 것처럼 말이다. 보통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은“혁신적인 사업가들은 위험을 즐긴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 그것이 아니라“혁신적인 사람들은 위험을 줄이려 노력한다”라고 보는 것이 맞다. 혁신적인 사람들도 보통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남들보다 조금 더 위험을 감수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신격화될 이유는 충분하다.

[베이스]
결국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봐야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을 때 비로소 이노베이션이라 부를 만한 남다른 결과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노베이션이란 이름의 순간은 가만히 있는 내게로 불현듯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길바닥에 조각난 채로 뿌려져 있는 것이 아닐까. (꼼꼼히 주워보자)

[ucandoit]
여러 가지 매체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를 드라마틱하게 각색하여 천운의 기회를 타고 난 그들의 천재적인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라운 업적을 이룬 과학자, 새로운 경영시스템의 성공을 일으킨 경영자, 엄청난 적중률의 투자자들을 보며 그들에게 극단적으로 남다른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실재는 대부분 그렇지 않으며 그들은 무척 평범한 사람들이다. 오히려 남다른 능력이나 천운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이 겸손함으로 운이 좋았다고 말했거나, 잠시 미소 지으며 회고했던 일상의 에피소드 몇 가지가 대중의 귀에 더 솔깃하게 들렸을 뿐이다. 최근에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 어떤 분이 나에게 들려준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부자들의 삶을 관찰하고 따라 하기만 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지 못한 채 남는 이유는 그들이 단지 부자를 동경하고 부러워하기만 하기 때문이다.”지금 생각해보니 앨빈 토플러도 2007년 한국 방문 인터뷰 중 이와 비슷한 말을 하였다. 드라마틱한 우연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suakii]
직업이 교사인지라 1장의 느낌은 교직에 처음 들어설 때의 감정과 그리고 지금의 감정들이 비교되면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비록 기술적인 이노베이션의 관점에서 언급하고 있기는 하지만 늘 잘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이고 아이들 앞에 조금은 더 당당하고 자신 있는 교사로서의 나 자신의 모습은 무엇일까 고민을 해본다. 많은 교수법과 교육학 이론을 담고 있는 책을 읽지만 그 속에도 여전히 이노베이터들은 있어왔다. 그 사람들의 이론을 단순히 이해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면서 무엇이 진정 잘 가르친다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하루 지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리고 마치“이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지금까지의 내자신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언제나 그래왔다. 쉽게 무엇인가를 찾고자 할 때는 맘속에 이렇게 찾는 과정보다는 차근차근 해나가는 것이 오히려 정답에 이르는 정석임을 알고 있음에도 그 속에서 무엇인가 대단한 실마리를 잡으려고 했던 내 자신의 모습 말이다.

1장이 나에게 주는 큰 교훈은 잘 가르친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새로운 이론들을 습득하면서 진정 고민하고, 배움, 그리고 가르침에 대한 고민을 해 나갈 때 비로서 아이들을 조금은 더 잘 가르치는 나 자신이 될 것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 말이다.

[오랜친구]
수능 날은 당연히 추울 거라고 기대하는 것.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날은 주로 영하권이었고, 특별한 날이니까 자연 현상에까지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겠지. 따라서, 혹시 예상보다 덜 추울 경우(하지만 여전히 평균 기온 아래라 춥다.) 그 현상이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진다. 이노베이션 역시 거창할 거라는 기대. 특별할 거란 예상. 그러하기에 평범(?)하면 오히려 이상한 경우가 되는 건 1장의 내용과 같은 경우가 아닐까 한다.

[레몬에이드]
핵심은 이노베이션은 어느 한 순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이노베이션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작은 정복이 이루어지지만 실제로 그 과정을 전부 아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 언론이나 각종 매체에 의해서 포장 되어진 마지막 결과 만큼 이노베이션으로 인정되는 것이 현실. 그에 따라 이전까지 유구한 노력과 작업들이 선행됨에도 마치 마지막 순간 자기가 모든 것을 이뤄낸 양 행세하는 사람들이 있다. 후배의 연구를 가로채는 선배, 부하 직원의 공적을 보고서 서명 하나로 빼앗는 상사 등…. 이노베이션이 찰나의 순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사람의 욕망에 의한 조작이 현실 세계에서 숱하게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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